셀프 인테리어 후기2 – 실측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위한 첫단계, 사전 점검을 하러 집을 들렀습니다. 구석구석 살펴보며 앞으로의 계획을 시작할때가 생각나네요.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정말 막막하던때였습니다.
1. 셀프 인테리어 시작전, 집 둘러보기
셀프 인테리어는 말 그대로 셀프 입니다. 내 손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실현해야하는 산더미 같은 과제들, 내 집이지만 지금부터 이곳이 곧 전장입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패, 내가 싸워야 할 곳을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아야합니다. 내가 셀프 인테리어를 할 곳이니까요. 자 이제 전쟁터로 첫 발을 내딛어 봅시다.
이곳은 아비규환입니다. 사진 상으론 그렇게 보이진 않지만, 여러분 이곳은 아비규환입니다. 벽지엔 스티커 천지, 화장실은 쿱쿱한 냄새, 주방장은 삐그덕 삐그덕, 장판은 닳아서 밑에 시멘트가 보이는 곳도 있고, 아비규환 그 자체입니다.
제 계획은 남길 수 있는것들은 최대한 남기고, 갈아 엎을 것들은 확실하게 갈아 엎을 예정입니다.
주방
주방장이 습기를 흠뻑 먹고 뒤틀려있습니다. 조리대 상판도 한참 전에 낡았는지 이미 다른 필름으로 덧방되어있습니다. 타일도 많이 닳았고, 회생불가 입니다.
현관
신발장은 페인트칠과 손잡이만 갈아도 괜찮을것 같긴했지만, 신발장 뒤에 벽과 천장까지 깔끔하게 갈아 엎으려면 결국 철거가 필요했습니다. 그렇다고 철거한다고 아쉬울 정도로 상태가 좋은건 아니어서 아쉽진 않았습니다.
현관문은 상태가 안좋았던건지, 주방 조리대처럼 시트지 시공이 되어있네요. 도어클로저 손잡이 등등 붙어있는 모든게 꽤나 낡았습니다.
그리고 왼쪽에 붙어있는 두꺼비집 커버는 정말 최악입니다. 용서할 수 없어. 제가 현관문에서 고심한게 두꺼비집입니다. 저것만은 어떻게든 예쁘게 바꾸겠다고 마음속에 새겨뒀습니다.
거실
그렇게 모난곳은 없었습니다. 천장 조명 주변으로 사각형으로 둘러쌓여진 몰딜은 뜯어버리고 싶었으나, 제 능력으로는 수습이 불가능하기에 너무나 아쉽지만 단숨에 포기했습니다.
작은 방
붙박이장이 딸려있는 작은 방. 너무 다행이도 붙박이장은 멀쩡했습니다. 페인트칠과 손잡이 교체만해도 감쪽같이 새것으로 만들 수 있던 상태였네요.
큰 방
그나마 가장 멀쩡하던 공간이었습니다. 샷시에 사생활보호용인지 불투명처리되어있는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기능이 쓸모는 있겠거니 타협했습니다.
화장실
제가 가장 걱정한 공간입니다. 처음엔 몰랐으나 정보를 찾아보다 알아보니 저희 집 화장실은 UBR 입니다. Unit Bath Room, 쉽게 말하면 조립식 화장실 입니다. 결론은 리모델링이 불가능한 방식의 화장실입니다… 모두 부셔서 철거 후 벽부터 다시 처음부터 화장실을 만들어야 합니다. 리모델링이 아니라 리빌딩을 해야하는것이 UBD 입니다. 후… 자세한건 이 후 화장실편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발코니
발코니는 단차로 나뉘어있습니다. 높은쪽은 데코타일 마감이고 낮은쪽보다 폭이 좀더 넓네요. 낮은쪽은 타일 마감입니다.
이곳도 철거 할게 많습니다. 빨래건조대, 뒤쪽에 수납장. 철거를 해야 마감을 새로 할때 덜 고생합니다. 그리고 상태가 너무 낡았습니다. 벽에는 뭔지모를 시트지가 붙어 있군요.
집 둘러보기 총평
오래된 집인만큼 전체적으로 너무 낡았습니다. 살릴수 있는 부분은 매우 일부만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일이 더 생겨버렸지만, 그만큼 새것으로 바뀐 집이 될테니 좋게 생각하려했습니다.
2. 셀프 인테리어 첫 단추, 실측
자, 이제 집은 충분히 둘러봤으니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죠! 그 첫 단추는 실측을 해서 평면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실측 도면은 이후 모든 셀프 인테리어 모든 공정에 기반되는 아주 중요한 자료입니다.
굳이 실측을 하는이유
실측은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할 때 공간의 치수를 정확히 측정하는 첫 단계입니다. 부동산이나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도면은 참고용일 뿐, 실제 공간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측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략적인 크기로는 부족하며, 인테리어는 섬세한 계획이 필요하므로 1cm나 1mm 단위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인테리어는 상상이 아닌 실제 공간에 맞춰 이루어져야 하니까요.
실측이 쓰이는 부분
- 실측 치수는 셀프 인테리어 계획을 세우는 기초가 됩니다.
- 바닥마감, 벽마감, 타일등 면적으로 견적예산을 잡는데 꼭 필요하니 필수입니다.
- 인테리어 공사가 모두 끝난 후 짐과 가구를 배치할때 미리 모의 배치를 해볼 수 있습니다. 눈대중으로 봤다간, 1cm 차이로 가구를 못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셀프 인테리어 실측 꿀팁! 레이저 거리 측정기
일반적인 줄자 대신 레이저 거리 측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매우 편리합니다. 대략 30,000원이면 괜찮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레이저가 발사되어 목표 지점까지의 거리를 측정해줍니다. 2미터 이상의 거리 측정에는 이 도구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거실이나 발코니와 같이 넓은 공간에서 사용하기에 정말 편리했습니다.
다만! 버튼을 누를때 흔들리지않게 잘 고정해서 레이저를 쏴줘야 적확한 수치를 얻을 수 있어요. 측정기 각도가 1mm라도 기울면 측정값이 cm단위로 길어저버려서 반드시 고정된 상태에서 세밀하게 측정해야해요. 집에 꺽이는 면이 많아서 측정한 벽도 많습니다. 모든 벽을 레이저 줄자로 측정하기엔 너무 수고와 번거로움이 있기때문에 긴거리에만 사용하고, 2미터 이하의 거리는 일반적인 줄자로 재는게 훨씬 정확하고 빠르답니다.
실측 도면 그리기
그렇게해서 나온 집의 평면도입니다. 저는 Auto CAD 라는 설계 프로그램을 조금 다룰 줄 알아서 실측으로 얻은 수치를 컴퓨터로 작업해서 도면을 완성시켰습니다. 셀프 인테리어는 셀프라는 말 그대로 셀프이기 때문에 치수를 직접 재면서 머리속에 담아두는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일일히 치수를 다 재가며 구석구석 머리속에 치수 이미지를 새겨놓을 수록 이후 작업들을 상기할때 더 구체적인 이미지를 상기하며 계획을 세우는데 큰도움이 됩니다.
걱정하지마세요. 프로그램은 편의성 차이이지 관련 지식이없어도 충분히 도면은 누구나 그릴수 있습니다. A4용지와 자만 있으면 됩니다. 실측 1m거리를 종이엔 1cm로 표현하면 같은 비율로 도면을 그릴 수 있습니다. 이것을 ‘축척’이라고 합니다. 1m를 1cm로 줄였으니 축척은 1/100 입니다. 어떤벽 가로 실측치수가 3.3m가 나왔다면, 종이에 자를대고 3.3cm를 그으면 됩니다. 이런식으로 모든벽과 문, 창문의 치수를 쟤면 도면하나 뚝딱입니다! 반드시 실측한 모든 치수를 적어놔야 합니다!
3. 본격적인 셀프 인테리어 시작!
실측이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모든 계획은 실측 도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면적에 따른 견적, 공사 후 가구 배치 등 무슨 일을 하든 앞으로 셀프 인테리어 모든 공정에서 필요로 합니다. 시작부터 반복해서 거듭 강조할만큼 실측 도면은 너무나 중요한 셀프 인테리어의 첫 단추입니다.
꼼꼼히 집도 둘러보고 실측 도면도 만들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집 만들기를 시작 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났습니다. 셀프 인테리어 계획을 세워봅시다!